버섯꽃 물소리 자욱한 천주산누리1길
20.7.23 길사랑회 천주산누리길 1길 우중 걷다./264
코스 : 마재고개-송정고개-안성저수지-바위전망대-약수터-금강사-마산역-집
거리 시간 인원 : 20000 보 13.2km, 4.5시간. 15명
특색 : 장마비 그치지 않고 오는 날
숲속엔 온갖 버섯들 꽃으로 피어나고
골마다 도랑에 물 흐르는 소리 자욱하더라.
지붕 없는 쉼터 소용 없는 날
쉬지 않고 걸었더니 무척 피로했고
점심 먹을 자리 구하다 자리 없어
종점 부근 비좁은 정자 몸 포개며 먹었다.
장맛비 하늘에 구멍난 것처럼 계속 내린다.
아시아 동북 삼국 한중일
그중에 우리나라만 폭우피해 없다.
두 나라는 집중호우 홍수로
국토를 물속에서 건져올리지 못해 난리다.
우리나라도 그리 되려나
용감한 용사들은 빗속걷기 두려워 않는다.
길사랑 회원이 그렇다.
마재고개에 모인 회원 15사람
집에서 나오면서 미쳤다는 소리 안 들은 이 없을 게다.
국민체조도 생략하고 출발했다.
마재고개에서 숲속 올라오면 천국 같은 길이 평평하다.
길바닥이 물길이 되어있다.
등산화가 자꾸 차츰차츰 적셔 축축하다.
길가 풀잎에 매달린 빗방울 내 바짓가랭이 붙든다.
이내 젖어 위로 올라온다.
시원한 공기는 그래도 산뜻하다.
비오는 날 상쾌하다면 이상병자지.
그러나 기쁜 걸 어쩌나.
처음 오르막에는 땀이 났지만
평탄로에선 시원하게 식으니
피곤하지만 즐겁다.
물어보아도 다들 그렇단다.
산속엔 구름 나무 사이로 번져오고
렌즈에 안개 끼었는지
숲속 촬영 안개낀 듯 희미하다.
맨앞에 송정고개 터널 위 지나고
길섶에 핀 이름모를 버섯들
꽃으로 활짝 피어났다가
습기에 뭉게지는 것도 본다.
빨강 버섯은 포인트 처럼 예쁘다.
그 우중에도 숲속 새들은 울어댄다.
고갯마루 평상에서 첫 주유소 펴니
남정네들 에너지 얼큰해야 힘을 낸다.
안성저수지 무넘기 물 흐르는 소리
저수지 환한 수면은 새벽처럼 밝다.
우중 낚싯대 담근 허수아비도 있다.
피곤에 수정이 혼자 걷기를 중단하고만다.
길을 잘 찾아가야할 텐데........
다시 오르막길 오른다.
숨소리가 가슴보다 더 색색거린다.
올라갔다가는 평평해지고
조금 내려갔다가는 또 올라가고
숲속길이라서 늘 상쾌하다.
가다가 쉬고 싶어도
휴게소가 없다.
지붕없는 평상은 젖어서 앉지도 못한다.
억지로 참고 오르자니 다리에 쥐가 난다.
자락길 고개를 넘으면 내리막이다.
바위전망대에서 도장 찍고
지붕없으니 그대로 직행이다.
약 3시간 쉬지 않고 걸었더니
다리가 히줄럭거린다.
내가 정신 차려 발을 놓지 않으면
쓰러질듯 힘이 없어진다.
이런 증상 전에 느껴보지 못한 현상이다.
그러나 앉을 곳이 없어 참고 간다.
나만 그런 거라 생각했는데
다른 이도 마찬가지란다.
오솔길 미끄러지지 않을려고 용쓰며 걸었다.
약수터에 줄줄 흐르는 물 한껏 마셨다.
약수터 정자에서 몇 사람 식사하라 물러주고
물소리 폭포소리 자욱한 내리막 길
이처럼 싱싱한 자연 맛보기는 처음이다.
하얗게 치솔질하며 흐르는 물 같다.
암반을 흐르는 하얀 포말들 아름답다.
순흥안씨 첨망대에 와서
점심상 펼 자리 찾아 모여들고
작은 육각정자에 빙둘러 앉아
생고추 노니표 반찬 찍어 먹었다.
오늘은 겨란지짐이 인기가 없다.
집에까지 즐겁게 빗속 걸었다.
발등 발바닥이 화닥거린다.
2만보 쉬지않고 걸었으니 무척 피곤하다.
검은 망토 날리며 즐겁게 걸었다.
즐거운 일에는 아픔도 없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