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에서 마산까지 남강 바람을 쐬었소
18.12.24 낙강벗 셋 진주-마산간 남강자전거길 찬바람 속에 완주했다./264
코스 : 마산터미널-진주터미널 - 남강둑-도동둑-단목둑-소실-딱박골-대곡공단-자릿대재-금동-상정둑-
화양둑-정암교-명문가든(점심)-월촌들-조려선생묘-군북공단-유현,봉곡-가야도항교-함마대로 - 문암초
-신당고개-중리-마재고개-집
거리 및 시간 : 09:15 진주 출발, 16:30 집 도착 약 7시간 소요, 81km ,
참가인원 : 나, 강재오, 김일증
크리스마스 이브 날
미세먼지 걷히고 쾌청 맑다.
겨울날씨 맑으면 추울까 나서기 말린다.
답답한 갇힌 맘 바람속에 날리고 싶다.
남자들도 답답함 벗어나고 싶다.
오래간 만에 자전거 고삐잡고
등짝에는 배낭 메었다.
온몸 추위에 둥둥 싸고
눈만 빼꼼히 내놓고 색안경으로 막았다.
안장에만 오르면 자유다.
을시년스런 동절기
핱옷으로 털모자 둘러쓰고 다닌다.
에스키모족 패션이 요즘 대세다.
자전거 몰고가는 백발 모두 쳐다 본다.
난 미친 사람 대열에 끼고 만다.
마산터미널에서 둘이 만나 자전거 싣고
진주터미널까지 반은 눈 감고 왔다.
요즘 뜬눈으로 볼만한 게 없으니
눈 감고 지내는 시간이 자꾸 길어진다.
아마 눈 감는 연습 중인지 모르겠다.
아직도 30년은 남았는데 ........
옥봉둑에서 세 친구 손을 다짐한다.
남강이 질펀하게 가로 누워 논다.
촉석루 진주교 경남예술회관 물위에 뜬다.
물오리 두 마리 강 속에서 장난질이다.
아름다운 내 배움의 고향
내 어릴적 친구들이 불러대는 것 같다.
9시 15분 진주 출발이다.
뒤벼리 덤길 아래로 신나게 젓는다.
진양교 아래에 큰 새 백조 귀족 같다.
마치 거위들이 나온 것 같은 풍광
흰 고니 검은 물오리 동무처럼 가깝다.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마라했던고
여기는 흑백이 잘 어울려 노는데
혁신대교, 진주 운동장 스치고
강은 반바퀴 돌아서 흘러내린다.
금산교 지나서 강변길 그치고
대곡으로 가는 길 합류하고
비닐들판 바다처럼 펄럭이는 단목들
오이 호박이 앰프 노래소리 듣고 자란다.
작물도 정서를 마셔야 맛있게 잘 익는가 보다.
예전 운석 떨어진 곳이라 운석 수집가들 몰려든 곳이다.
관동에는 구순 외삼촌 내외가 콜록거리며 지내는데
들여다 보지 못함 미안하지만 일행 때문에 어쩌랴!
매년 양 명절이면 우리 형제
삼십리 걸어서 찾아뵙던 코스였다.
땅콩 볶아 놓고, 홍시 내 놓고
입을 행복하게 해 주었던 외갓집, 고모할머니댁
그래서 매년 찾아 세배드렸었다.
현장체험학습 했던 것이 내 인격의 바탕이 되었다.
아름다운 동네 소실
요즘 한자어로 송곡(松谷)이다.
여기가 고등학교 친구 김만도의 고향이다.
아늑한 골짜기 이름있는 학자가 많이 나온 마을이다.
또아리 틀며 길은 고개를 넘고
내려가면 내 이모가 살던 동네 딱박골 성씨네 재호 형님
지금도 부산 연지동 어디에 살고 계시겠지.
대곡초등학교가 빤히 내다 보인다.
대곡공단로 붉은 열매 귤목 가로수 최고의 환영이다.
안골짝 버드실에는 달성서씨가 몰려 살고
예전 북창장날 도둑들이 우글거리던 자릿대재
전설이 비석에 이야기로 박혔다.
내리막 쏟아지니 금동마을 따시다.
이제 의령군에 접어들었다.
정자에 앉아 간식 다 마시고
원래 자전거 본래 길
덕곡, 월경교 스쳐 마진둑길 지나서
한실마을 둑길에서 산을 올라
산중마을 구비 강물따라 돌아 여기서 만난다.
산길 6km 끌고 넘던 곳 오늘은 우회로 택했다.
상정둑길 지루한 길따라 돌며
건너편 동지들과 더기마을 가깝다.
모래톱 드러난 밝은 모래밭 환하다.
화남학교 앞 지나서 둑길 반원형으로 돌면
의령 강변 골프장 골프채 손수 끌고
노오란 잔디밭에 뭉쳐 다닌다.
이내 의령관문 홍의장군 우뚝한 공원 지나
정암루 정암 또 붉은 정암교
임란역사를 여기서 배운다.
함안 검암산인이 이끄는 맛집 명문가든 돌솥밥
마을 노인들 여기서 모두 식사 해결하는 듯
멀리 압재에서 김종덕 친구가 먼저 와 날 부른다.
얼마나 고마운 중학교 친구다.
맛갈스런 반찬에 깔끔한 풋나물들
간잽이찜까지 돌솥밥 맛있다.
우리 길사랑회원 데려와 명가 맛집 소개해야겠다.
1인 8천원 함안 사람이라 모두 계산했다.
일있어 검암산 떼어 놓고 또 출발
함안월촌 수박들 비닐바다 출렁이는 이곳
단일 품종 수박하우스 들판이다.
직선길 관통하여 건너니
산바탈에 다소곳이 앉은 생육신 조려선생 묘다.
풍수학회 따라 답사해본 명당지다.
가는 길도에 유적 소개 하는 것이 내 주특기다.
문화답사를 곁들인 라이딩 훨씬 좋아한다.
묘앞 연못이 하늘 닮아 맑다.
군북공단길 들어서서
유현마을 지나 봉곡 마을 스치며
고속도로 시끄러운 소음 바람이 일어난다.
밤낮 듣자니 노이로제 걸리겠다.
따뜻한 마을에 고속도로 지나가니
마을이 흉가처럼 말이 없다.
고개 넘어서 빠르게 내려가서
가야읍으로 도항교 지나서
함마대로로 따라오다가
잣나무 숲길도 통과하고
산인 한내마을 정류소에서 한숨 쉬고
비스듬히 고개 오르니 신당고개 먼당
억지로 참고 참으며 허벅지 알통이 터진다.
내리막길 시원하게 마산대학 정문 스치고
중리 광려천 다리 건너서
중리역 삼거리 지나 구슬골로 오르는 길
천천히 그리고 쉬지않고 꾸준히
마재고개 삼거리 오니 길을 건넌다.
내리막은 거저 달리는 길
대롯길 인도를 신나게 흐르니
고속도로 서마산 인터체인지 입구 건너
산호천 따라 내려오다가
잃어버린 물통 하나
아내 자전거 크락션 하나 사고
집에 돌아오니 등불이 켜 진다.
피곤하지만 기분 좋은 라이딩이었다.
성탄전야 내게 주는 선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