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만남 1/국내외여행

섬진강과 영산강 상류를 찾아서

황와 2017. 10. 26. 01:30

17.10.25 장돌과 함께 상이암, 임실국립현충원, 옥정호, 장군목, 담양호, 담양 영산강을 두루 훑어 구경하다./264


자전거벗이 길벗

장돌 생일날 우연히 

그를 찾아 섬진강 영산강 원류 찾아 떠난다.

무작정 믿음으로 매듭을 푼다.

서로 만나면 편안한 사람

아무 걸거침이 없다.

외톨이 신세도 한탄하고 

형처럼 아우처럼 서로 아픔을 삭인다. 

찻간을 어루만지며

눈가에 촉촉한 물기를 닦는다.

올 오월에 저멀리 친구를 보낸 사람

하소연하듯 그의 참아온 회포를 듣는다.

오늘은 그가 길을 이끄는 마부다.

난 인간 네비게이션 곁에 앉고 

아내는 둘의 자리를 자꾸 가깝게 붙여

찻간 간식을 챙겨 주었다.


진주에서 중부고속도로로 장수에서 갈라져

두귀 쫑긋한 진안 마이산 곁으로 나와

임실 성수산아래 깊은 골짜기

큰 성수저수지 깊은 물빛 둘러 돌아 

노오란 벼논이 밝게 가을색을 입힌다.

성수산휴양림이 숲속 길가에 숨었다.

푸른 그늘에 잠겼다.

여기저기서 날 오라고 팔을 끈다.

이 골짝길 정말 아름답고 맑다.

몽실몽실 산을 쓰다듬으며 올라간다.

산이 겹친 윤곽선이 너무 좋다.

태조로를 따라 올라가니 

산길 소좁은 도랑가 길 

막바지에 숨이 가빠지는 경사로 

바위언덕 소나무 뿌리 돌틈에 뭉개어지고

그래도 새파란 생명 줄기차게 오른다.



성수산(聖壽山) 상이암(上耳庵)

원래는 풍수의 도시조 도선국사 

온 지맥이 모여드는 혈자리에 세운 도선암

고려말 왜구 퇴치차 황산 나온 이성계 장군

여기와서 기도하니

성수만세소리 세 번 울리며

하늘의 축복 받았다니 삼청동이라 했단다.

절 앞에 솟은 암석바위 안산 소나무 자라고

천년 이끼 푸른 빛 아름다운데 

무량수전 밝은 그림들 가을 빛에 감겼다.

화백나무 우람하게 하늘 찌르고 

청실돌배나무도 절 뒤에 역사를 감싼다.

삼청동 태조 성필(聖筆) 작은 비각이 밝고

바위에 도배된 못난 이름들

많은 벼슬아치들이 이태조를 찾았다.

칠성각 산신각 부도 모두 명당에 섰다.

맑은 샘물로 가슴을 씻어내렸다.

꼭 다시 오고픈 도량이다.

6.5km 왕복 걸어보고 싶은 길이다.


    

상이암.


임실을 지나가는 첫걸음

산골짜기 도시도 개발이 활발하다.

한국치즈의 본향 알린다.

순창으로 가는 길가에 

임실호국공원 국화꽃이 노오랗다.

들러 현충탑 현충문 둘러보고 

나라 위해 스러져간 영령들 묵념으로 만났다.

당연한 걸 특별한 것으로 느끼니

아직도 국가개념이 희박한 것일까

강천면 지나 옥정호에 올랐다.

하늘이 꼬물꼬물 놀고있다.

섬진강댐이 높다랗게 솟아

안개 구름 멋대로 만들어 선경을 만드는 곳

구절초 퇴색하여 붉은 빛이 돈다. 

회문교에 내려와 도장 받고 

섬진강 고향 같은 마을을 둘러볼 요량이다.

강을 따라 장군목 흔들다리

수억년 닳고 닳아 물이 만든 생채기 

용강바위 둥근 거울 속에 비친 내 얼굴 보고

암반석 드러누운 태초의 조각품 

물때 끼어 젖었다 말랐다

물은 칼보다 강하다는 걸 배운다.     

용궐산 하얀 이마아래

섬진강 징검다리 춤추듯 건너서

이장(里長) 호구(戶口) 도장 찍듯 또 눌렀다.

 

    

                                                                              임실호국공원

    

옥정호

    

                                                                             장군목교와 요강바위

봄바람 난 여인 치마자락 붙잡듯  

강물따라 내려간다.

내월고개 삼거리를 넘어서 

들판을 흐르면 노오란 물결 풍년이 감싼다.

고향같은 동네들 빨간 감은 나무마다 열리고

자식들 기다리는 어머님 모습

지금은 어디에서 찾으랴 

지나간 얼굴들 

동네 골짝마다 젖가슴처럼 누워계신다. 

모두 내 아버지 어머닌데

순창 알곡 매운탕 늦은 점심 불렀다.

쩔쩔 끓는 지긋한 향토미 

밥그릇 두개를 덜렁 비웠다.

장돌 일흔 생일 거기서 치뤘다.

건강하게 이렇게 함께 다니며 살자고 축원했다.

 

    


                                                                   순창 알곡 매운탕

알곡 냇가  구멍난 잠수교 건너서

지방도 따라가다가 유등면에서

지난길을 유추해 지명을 익혔다.

다리 건너면 들판길 질러서

향가마을로 가는 길

관광유람지 답게 입구부터 선전이다.

향가터널 자전거길 못가고

둘러 도는 길 청송심씨 세장지 만나고

교각만 선자리 다리 놓아 자전거 건넌다.

높다란 전망 감싸고 도는 강물

옥출산 산책길이 눈에 쏘옥 든다.

길사랑 한 번 데려와야지

되돌아 나와 새로이 가는 길

대풍교를 지나 대강면 들판 지나서

청계협곡을 곡성협곡인 줄 알고 지났더니

다시 펼쳐지는 들판 고달교 지나길 찾다가 

결국 곡성으로 들러 고달교 건너서

횡탄정(橫灘亭)에 오니 해가 강물에 반사된다.

옛 시선들이 머물던 정자 

바로곁엔 밝은 보인정(補仁亭)이 더 따뜻하다.

한 정자 두 이름 그것도 발전인지?

도장 찾아 눌렀다.  


    


    

딤양호

                      

곡성으로 다시 나와 

담양으로 금성면에서 담양댐을 올랐다.

댐이 사력댐으로 자갈이 많이 깔렸다.

섬진강댐은 콘크리트댐이라 좁은데 

담양댐은 폭이 넓다.

추월산 아래 담양호 내려간 수위 보며 

대성교 인증센타에서 도장 찾았다.

메타세콰이어길 아름다운 녹색 빛깔

참 아름다운 오월 빛 아름답다.

사람들이 소녀가 되어 걷는다.

사진에 담고 도장에 담았다.

다시 담양시내 거쳐 

광주북구 대나무 숲

지는해 바라보며 마지막 무사 귀환 빌었다.

어느새 해는 우릴 버리고 떠났다.

양눈에 불을 켜고 어두운 밤길 

어디로 가는 줄도 모르고 

네비양 이끄는 대로 밤길 더듬었다.

섬진강휴게소에서 호불애비 저녁 사 먹였다.

답답함 벗고자 나선 여행길

전북전남 돌며 넉넉한 맘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