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 남산 둘렛길 역시 염천이더라.
17.7.20 길사랑회의령남산 둘렛길 걸었다./264
충익사-의령박물관-수월사-남산고분-남산정 -체육공원-정상정자-
(점심)-둘렛길-대밭길-수월사-출렁다리-남천교-국민체육센타)
전국이 끓는다.
열대야로 전쟁이다.
노인 몸조심하라고 문자 당부 내려온다.
그래도 길사랑은 가야한다.
걷는 자의 의지다.
생명저축을 위해 결연한 의지다.
쉬엄 쉬엄 그늘길 찾아
행복길 더듬는다.
오늘은 의령 남산길
난 버스 타고 도착했다.
충익사 앞 배룡나무
붉은 단심(丹心)을 한창 뽑낸다.
여긴 지금 의병들의 함성이 들린다.
늘어선 의병깃발 섰고
의병탑 둥글둥글 솟았다.
충익사 홍살문 지나
개미 한마리도 조용하다.
붉은 백일홍만 찬란할 뿐
4백년 모과나무엔 푸른 열매가 조랑조랑
충의비 화려한 단청이 꽃이다.
오늘따라 나만 유일한 참배객이 된다.
숲길을 오른다.
산정으로 인도하는 포장로
바짝바짝 발자국 옮길 때마다
땀샘을 짠다.
내겐 팔뚝에서 먼저 기미가 온다.
눈가에 뚝뚝 낙숫물 떨어지고
씨리씨리 쓰리다.
이렇게 펑펑 울어본 일이 오래다.
혼자 오르는 길
기다리며 걷는다.
수월사 드니 부처님도 더운지
사방문 다 열어 두고
상반신 벗고 꽥꽥 하품이다.
숲속 수련중인듯
미안해서 돌아나온다.
남산팔각정 난간에 기대 앉아
눈을 감는다.
바람이 살살 날 간질러 준다.
이제사 깨어나 내게 온 손님
이내 본진 길사랑팀 만나 바람 선물했다.
난 그들 걱정
그들은 내 걱정
옹고집으로 비친다.
아무에게 폐를 안 주려는 자존감
그들에겐 챙겨야할 대상자가 되었다.
첫 주유소 열어
환갑잔치처럼 싸온 음식 나누며
서로 고마와했다.
먼저왔으니 먼저 슬슬 나서서
낮은 전망대 체육공원에서 또 쉬고
온 산들이 뿌우옇게 지우개질 했다.
미세먼지 위험 경고난 날이 된다.
내 눈에 끼인 눈꼽
보다 못 해 곁에서 닦아준다.
눈이 왜 이리 텁텁한지
충혈되었단다.
안경을 썼다가 벗었다가
다시 내려갔다가 정상 오르고
정상 정자에 오니 정오다.
온통 바람 한점 없는 서러움에
모두 펑펑 울고 있었다.
아마 지금 40도쯤 되는 듯
내려가 길가에 퍼질고 앉아
점심상 멋지게 폈다.
땡고추 찡한 맛간장 나오고
풋고추 된장도 아삭이며 씹는다.
너무 더우니 입맛도 없다.
그래도 먹어야 한다는 강박감으로
우물물 바로 퍼서 간장 냉국에
보리밥 한덩이 말아 마시던 생각 덮는다.
정성은 먹어야지
억지로 퍼넣고 밟았다.
이웃 배려덕에 고맙게 서로 먹여주었다.
참 착하고 고마운 사람들
숲속은 평화를 주는 전당이다.
다시 걸어 내려가 둘렛길 돈다.
산주름따라 길을 흔든다.
바람 한 점도 용납않는 허릿길
평탄로라 그래도 참을 만하다.
숲 바깥 세상은 지옥 같다.
이글거리며 전해오는 열선
눈이 부셔 먹안경 쓴다.
산구비마다 맞는 바람기
기생 오래비처럼 반갑다.
대밭길 만나 조용하고
귀찮은 매밋소리 찌르레깃소리
시원함이 짜증이 된다.
남산 고분 윤곽선이 또렷하다.
먼지없는 먼지떨이기
가랭이 속으로 공기 주입한다.
좀 시원함 주입했다.
숲길 내려 서서 의령 출렁다리 명물교
너무 더워 건너지 못하고
덕실마을로 가는 길
이끼널린 보 아래 샘솟는 찬물
발벗고 담가 체온 식혔다.
거기가 별천지더라
덕곡서원도 무덥고
남천교 건너 잣나무 숲길
모두 냉과자 빨며
모래발자국 소리 듣는 숲길 버리고
염천걷기 아쉬운 마감을 했다.
오는 길 백곰 차에서 졸았다.
약 11km 1만 7천 6백 보 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