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만남 1/국내외여행

한우산 신선 되어 거닐다.

황와 2017. 5. 9. 18:19

17.5.9 산수회 의령 한우산 등정하고 찰비골, 대현고개, 쌍백, 삼가, 대의에서 돌아오다./264


대통령 선거일

아침 일찌기 소신껏 찍어 넣고 

비 오는 날 우산 쓰고

걸어서 서마산으로 나갔다.

모두 미친 친구들의 나들이

정작 가자고 조르던 조남은 멀리 달아나고 

성진 차에 담아 싣고 떠났다.


    


온종일 가는 봄비

흐릿하게 산천을 가린다.

의령 가례 갑을 마을에서부터는

산머리를 모두 지워 없앤다.

자굴산 오르는 길 

지그재그 차가 숨이 가쁘다.

지켜보는 내 숨이 더 가빠진다.

구름 속을 뚫고 오르니

신선이 될 수 밖에


한우산 주차장 구름 위에 세웠다.

싸늘한 8백고지 정상

추위로 비닐우의를 껴입는다.

커피 한잔으로 추위를 데운다.

붉은 꽃이 철쭉 아닌 영산홍이다.

철쭉 찾아 올랐건만 비와 구름이 감춘다.

데크로드 올라가며 절경 찾지만

하늘은 커텐을 열 줄 모른다.


    


한우산 표석 안고 사진 찍고

추위에 밀려 둘러 내려온다.

푸른 초록이 구름 속에 연해진다.

담을 타고 내리는 빗물 흔적

오로지 수직선을 긋고 섰다.

자연선 무늬가  아름답다.

한우산 보러왔다가 구름만 보고 간다.


찰비골로 내려섰다.

계곡이 길게 우리를 끌고 간다.

찰비마을 앞산이 구름 속에서 벗어난다.

산중마을에선 코가 상큼해진다.

아카시아 꽃이 주렁주렁 아름답다.

벽계못이 만택(滿澤) 푸르다. 

방향을 틀어 쌍백으로 튼다.

첩첩산골 계곡을 오르니

이마에 앉은 대현(大峴)마을 명당이다.

아래로 조아리는 산줄기 보고

계곡 아래 흐르는 골짜기 

동네 사람들 정자에 앉은 듯 

길은 고개를 넘는다.



    


능선 넘으니 쌍백 계곡

안계마을에 붉은 아카시아

누가 자색 아카시아꽃 보았는가? 

가다가 되돌려 사진에 담는다.

평기 동네를 지나며 

알만한 사람 고향되어 나타나고

미당 처갓동네 유허지

옛 쌍백교 근무 전력 불러낸다.

3년간 미당 젊음을 바친 학교다.

예전 여자농구로 전국을 석권한 학교다.


삼가에 들러 기양정(岐陽亭) 올라보고 

옛 삼가현 동헌 자리 

이순신 장군이 한양 끌려가며 잠자고 갔단다.

삼가천변 벚나무 숲길 

촛불 켜진 돌부처 느티나무 아래

신당 민초들의 기원이 곱다.

삼가초등학교 둘러 돌며 

예전 시범학교 주제강연 떠올린다.

많은 사람이 고개 끄덕여 주었다.

삼가향교에 들러 

풍화루, 명륜당, 대성전 

매우 큰 향교였음을 일러준다.


    


    


대의면 삼거리 

덕암의 고향 동네

피순대 내장탕에 

소줏병 나발 불고 

서마산 탄 곳에서 다시 내려

돌아오는 길 

꽃과 함께 걸었다. 

찔레꽃, 창포꽃, 패랭이꽃, 황색 장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