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금산온천길 병신년 그믐에 마감하여 걷다.
17.1.19 길사랑회 마금산온천길 걸었다./264.
(농협-마금산-사미정고개 흔들다리-천마산-신기둑-들길-온천장-막걸리 파티-온천욕)
시내버스 타고
차보다 내가 먼저 간다.
10시 시각이 미안함을 던진다.
10분 차가 지각이다.
이미 체조 끝내고 우릴 기다린다.
원탕 온천 옆으로 등산길 줄기 잡고 오른다.
뾰족한 필봉 길바닥이 곧추선다.
솔숲 오솔길에 황마 카피트 깔고
사뿐사뿐 새신랑처럼 기쁘게 걸었다.
온천장이 내려다 보인다.
등산로 급하니
한 두겹 껴입은 추위 벗는다.
길바닥이 자꾸 숲속에 선다.
장단지가 땡긴다.
솔향기 바람에 섞인다.
관솔 내음이 솔솔 난다.
간간이 푸른 시체 더미 숲속에 점을 찍는다.
소나무 재선충이 이미 창궐이다.
산 정상 부근 농바위 굴러
벼랑길 만들어 기어 오르게 한다.
발뒤꿈치 보고 오르는 게 좋다는 백향
급경사 오르느라 고생이 더 많다.
내 숨은 자꾸 가빠 오고
나의 치명적 약점이다.
그러나 용감한 체 오르고 또 오른다.
드디어 정자가 앉은 마금산 정상
콧날 오똑한 자리 하늘 정자다.
해발 280 미터 별 볼 일 없는 산
원뿔처럼 급경사길 올랐다.
마금산 산신령 세우고 기념 촬영했다.
저 건너 오른쪽은 천마산
왼쪽은 옥녀봉
톱날 되어 푸른 하늘을 썰고 있다.
천마산을 향해 내리 쏟아진다.
하얀 줄 생명처럼 잡고
버티며 흘러내린다.
연약한 여자들 벌벌 멘다.
경사각 약 45도 비탈이다.
겨우 지탱하여 용쓰며 흘러내린 길
사미정고개 붉은 흔들다리 위에서
다리를 떨며 건넜다.
흔들흔들 장난꾸러기 악동들 행동 도진다.
웃으며 즐기며 장난하며
그들 덕분에 안전하게 걸었다.
천마산 솔숲에 드니
소나무 묘지가 너무 많다.
어느새 솔숲 많이 침범했다.
예전 낮으막한 산
오늘은 누군가가 자꾸 뽑아올리고 있다.
볼에 차가운 바람이 시리다.
땀은 몸안에서 적셔나온다.
솔숲 상쾌한 길도 범벅
암벽길 터서 오르니
둥근 돌탑 염원하는 천마산(天馬山) 370 미터
낙동강이 시퍼렇게 둘러 돌아간다.
돌탑 기대고 앉아 점심 까먹고
기념 사진에 웃음 박아 넣었다.
병신년 감사하며 조용히 보내고
정유년 가내제절 다복하기를 빌었다.
먹고나면 출발 하는 버릇
숲길 배내키 내려온다.
내리막 미끄럼 양손에 나무 잡고
앵당그래져서 내려온다.
모두 속도가 빠르다.
올라간 높이만큼 내리막도 급경사다.
부리나케 내려오니
신기마을 평상이 비워준다.
낙동강이 저만치 누워 흐른다.
본포교 다리가 강을 건너고
부질없는 이야기 그늘에 쉰다.
들판길 질러 온천장 물 없는 족욕장
장똘 막걸리 파티장이 된다.
모두 건강하고 감사하고
오늘 모든 걷기 동무 잔 들었다.
이내 화당과 함께 섣달 그믐 목욕물에
칼클게 깨금받게 벗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