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만남 1/가족사랑기

내 심장 둘러보기

황와 2016. 11. 7. 21:48

16.11.8 서울아산병원 연례 검진받다./264


한 해 동안 잘 써먹은 생명

에너지 소모됐는가 보다.

또 명의 앞에 한 몸둥이

날 눕히고 생명 받으러 간다.  

아침 굶고 약봉지만 털어넣고

서울아산병원 심장센타

날 해부해서 소반에 받치고

이리저리 뒤적쥐적

살릴 궁리를 입는다.



    




피 뽑고 혈압 재고

심전도 검사에다

가슴 엑스선 찍고 운동부하검사까지

한 세트 매년마다 하는 방식이다.

그리고선 박 명의 앞에 앉아

두세 마디 주고 받고

그리고선 또 후내년에 보자고 한다.

나올 땐 그저 생명 얻었다고 안도한다.

그게 의사와 환자의 같은 꿈

어쨌던 의사의 언도

아무 조건 달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나와서 예약 일정 잡고보니 

후내년 5월에 또 사전검사하러 올라오고 

의사 면담하러 일주일 후 또 오고

아산사랑 약국

반년치 약 한 꾸러미 

달랑달랑 들고 기분 좋게 떠난다. 



    


    



더 아름다운 것은

가을이 날 위해 펼쳐놓은 정원

최고의 만찬으로 가슴이 탄다.

땀뺀 부하검사 마치고

그 시원한 해방감 정원을 산책한다.

시원한 바람이 단풍 그늘에 놀다가

노랑 마음 은행나무에

또 계수나무 잎은 노랑잎에 검은테 두르고

빨강 마음 단풍나무에

주황 마음 벚나무와 메타세콰이어에

분홍 빛은  분홍 구절초에

하양 빛은 흰 구절초에

온통 자연 빛이 찬란하더이다.

모두 날 위해 펼친 축제장인 듯

푸른 소나무와 단풍든 낙엽수

지금 정원은 날 미치게 한다.

점심시간 아산 전시관에 들러

현대 정주영 인물사

타고 다니던 짐판 자전거

생애가 다시 드러나진다.



    



오다가 옛전우 임배정 병장 만나

남자들의 첫 시선 낯짝만 본다.

주름진 눈 기어들고 수척하다.

어데 아푸노?

감기란다.

손자 건사한다고 피로 겹쳤단다.

옛 이야기 지금 생활

떡국 한 그릇 놓고

늙은이의 수다 속을 비웠다.

45년 지기 그건 우연이 아니다. 

참 좋은 놈

참 멋진 놈

젊음만 기억하고 있으니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