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무릇 길 용천사, 불갑사 산책
16.9.8 길사랑회 전남 함평 용천사, 영광 불갑사 꽃무릇 공원 산책하다./264
가을 날씨 아직도 더 무더운데
불갑사 꽃무릇 보러 가잔다.
꽃과 잎 만날 수 없는
여름 은하수 전설 견우 직녀 이야기
서로 생각을 키우는 꽃
내 사랑 키우는 전설 현실화
내 사랑 만나러 가는 길
마산역 살르비아꽃 무리
옹골찬 붉은 맘 아침부터 시작이다.
친구들까지 긁어모아
서른 다섯 길벗들
남해, 호남고속도 타고
모악산 용천사에 도착한다.
용천지 물 저 바닥에 깔렸다.
등천하는 용상 가믐에 을시년스럽다.
꽃무릇 공원 하얀 꽃대
나무밑에 쏘물게 돋는다.
빨간 꽃이 드문드문 피었다.
공연장 계단에서 난데없는 국민체조
우리들 자랑 걷기 기초다.
낮은 꽃담 숲속길 만들고
꽃그늘 대신 숲길 거닌다.
아직 만개할 시간이 부족한듯
용천사 둥근 기와담장
예쁘게 안내하는데
대웅전 백일홍 붉은 꽃
오늘은 꽃무릇보다 더 붉다.
아직도 익고 있는 불심
대웅전 앞 용천샘
오늘은 용천이 아니다.
상사루(想思樓) 현대 붙인 이름 어슬프고
천왕문 무서운 4대천왕
악귀를 발로 밟는다.
용천사 꽃무릇 천지 상상하다가
허전한 맘으로 불갑사로 돌아간다.
불갑사 경내들기전에
보리향기 산채비빔밥
열 두 가지 나물 고추장 뿌리고
쓱쓱 비벼 눈 부라리며 먹는 보리밥
60년대의 가난한 어린 추억들이다.
모두 꽁보리밥 바구니 넘나들던
그때를 그리며 맛있게 먹었다.
오직 추억이 밥맛이다.
왜 이리 잘 살면서 그때를 그릴까
부모님 고마움을 가난으로 대치한다.
꽃무릇 상사화 공원을 파고 든다.
일주문 굵은가지 기둥이 자연형이다.
모두 모여 꽃무릇 잔치 기분 사진에 담는다.
정원에선 온통 낼모레 축제준비
정원 숲길에 하얀 목 뽑은 여인상
꽃무릇 목덜미가 섹시하다.
간간이 핀 꽃에 나비처럼 사진기가 붙는다.
낮은 담밑에 앙증스레 핀 빨간 얼굴
수많은 더듬이 내밀어 날 만진다.
내가 꼬울까
아님 내가 꼬일까
아씨 맘이 내 가슴에 안긴다.
불심이 어리석은 우릴 대신 녹이는 걸까
숲속이 온통 움터 오른다.
데모하듯이 외치고 일어선다.
화단에 나무 그루마다 꽃다발 안고
연못 다리건너 노오란 상사화 부른다.
숲속 조용히 우리를 부른다.
연분홍 상사화 이미 오월에 피었다가 지고
하얀 상사화 새로 보고
샛노오란 상사화 맑은 웃음 웃고
주황색 상사화 드문 색깔 주고
빨간 꽃무릇 가장 큰 무리 데모
잎은 어디 가고 나체 줄기 숲속에 가득하다.
불갑사를 오른다.
금강문 글씨가 날라가고
돌계단 돌담장 쳐다보며
사천왕 눈깔 뛰어나올듯
주눅들게 합장하게 하고
만세루가 엎드려 대웅전을 막는다.
대웅전 뜨락에 밝은 빛 놀고
몸을 비튼 근육의 흐름 백일홍 역사다.
대웅전 정면에서 토라져 앉아
목조삼불상 금빛 입고
석가모니불 약사여래불, 아미타불
주지스님 염불소리에 벌을 서고 있다.
우리 보살들도 들어가 안녕을 빈다.
참 착한 여인들 그들이 바로 부처다.
경내 돌아보니 참 큰 절이다.
백제 인도로부터 마라난타가 가져온 불교
최초의 백재 불교 거점이 된 역사란다.
들어올 때 보니 인도 간다라 석굴 모양 관련이다.
절을 두고 계곡으로 파고든다.
저수지 곁을 지나
숲속 참식나무 군락지 생소하고
솔숲 아래 햇빛 밝게 핀 꽃무릇 군락지
자꾸 렌즈 당기며 꼭꼭 누른다.
숲길 그늘이 시원하다.
약 1km 오르다가 구비재 가는 길
늘고 구멍난 느티나무 곁에서
머뭇거리며 쉬다가
해를 따라 내려온다.
불갑사 앞 꽃 정원
오솔길 따라 길을 간다.
뾰죽뾰죽 영혼들이 인사한다.
상사화포에 와선
제비나비 구경 온 꽃밭
함께 꿈꾸며 놀았다.
터널 지나면 오만가지 박 호박
알록달록 수박줄도 긋고
항아리 탑도 보고
저수지 한바퀴 휭 돌았다.
돌아오는 길
불갑 테마공원에 들러
지는해 연못에 빠져 흔드는데
우렁찬 물레방아 한국 최대란다.
키 쓴 아이 오줌발 줄기찬 양기 부럽고
쏟아지는 폭포 하얀 세로줄 긋는다.
천년방아 우람하여 우린 새끼가 되고
연자매, 디딜방아, 절구, 맷돌......
에너지 흐름 그것도 역사 순이다.
꽃무릇세상 그려 왔지만
내가 있어 꽃무릇 잔치 열지
오늘 보고 걷고 참 좋은 코스였다.
오며 가며 온갖 주전부리로
따뜻한 우리 벗들 고맙고 멋지다.
깜깜한 밤 불빛이 가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