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0.3 / 264
금호못 분수
진주시 금산면
고운(孤雲) 싯귀 서린
금호못 둘러 지나
달음산 국사봉 아래
참 작은 두메산골 마을 '안즌뱅이'
거기 실길 따라
아름다운 풍경을 연다.
섧던 내력 이야기를 꺼낸다.
산이 막혀
물에 막혀
오도가도 못하는 벽지
거긴 사람 살 데
못 되리라
못 되더라
평생 죄없는 유배 살이
뒷산 높은 뫼
앞강 푸른 물
답답함없이
조울증없이
하늘보며 살았더라.
숲속에 갖힌 삶
강 벼랑에 막힌 생명
지겨워 하지 않으며
세상 원망 않으며
야생화처럼
끗끗하게 자랐더라.
산노루 때까치
다람쥐 장끼
오후를 알리는 뻐꾸기...
모두 자연속에 에워싸여
그림처럼,
풍경처럼
실지렁이길 구비구비
산비탈 깎고 깎아
푸른 햇볕 따가운 고갯 마루
땀 한 줌, 숨 한 줌
정자나무 그늘에 말리고
산새가 이끄는
반짝이는 이파리 사이로
하느적 하느적
주름을 잡는다.
아! 그 남강
뱀처럼 구불구불
북쪽을 막고
갑뱅이 좁은 골
거친 숲이 자라고
하늘은 가림없이
다정한 손길로
낯선 길을 인도한다.
소나무, 떡갈나무 가시나무
편백나무 멀구슬나무 .......
노오란 미역취,
하아얀 구절초 쑥부쟁이
보랏빛 물봉선
있는 듯 없는 듯 수줍게 핀 산길
학교 파한 오후
산골 아이 산속 먼 길 시오리길
책가방 어깨에 질끈 두르고
검은 고무신과 장난하며
타박타박 집으로 돌아가는 길
책 속 그리며 이야기하며
옛 얘기 주인공이 된다.
청마루 선반 위에서
소올솔 고소한 맛 당기는
대바구니 정구지 지지미 생각에
출출한 행복을 그린다.
무한히 풍성한 달밤
신나는 추석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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