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9.9 벌초를 하며
고추잠자리 뜨면
한 아비 식구 불러 모아
푸른 산천이 삼중주를 한다.
반가운 사람 이야기,
풀 베는 기계 소리,
가을 익는 바람 소리
세상을 실어 나르며
까까중 이발을 한다.
잊었던 할아버지가
곁에서 머리를 쓰다듬고
할머니는 허리춤 빠알간 주머니 열어
옛 이야기, 동전 한 닢
두 손 모아 꼭 쥐어 준다.
섣달그믐처럼 기다리지 못하고
멀고 귀찮게만 여겼던가?
깊은 계곡 숨은 산사
거친 길 오가는 새 불심을 불러
얕은 신심(信心)과 건강 일으키듯.....
우리 부모, 할아버지 할머니 ,
거기 계심에 자연과 건강
숨은 은혜 깨닫게 하려는 큰 배려일까?
먼 조상 만날수록
넓은 벌안 큰 봉분
의미없는 고통과 만나지만
영예로운 조상 옷 입고 나니
토장국처럼 다정하고 인자하다.
매년 추석전
고속도로 긴 줄 서서
지겨운 인내심 실험하지만
낫과 까꾸리 들고
참 효행 배우러 다시 찾는다.
집안의 화평과 번영을
신앙처럼 기대면서
오늘도 무릎 꿇어
고마움에 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