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만남 2/청아한글샘

벌초와 성묘

황와 2007. 9. 10. 10:35

   07.9.9 벌초를 하며


고추잠자리 뜨면

한 아비 식구 불러 모아

푸른 산천이 삼중주를 한다.


 반가운 사람 이야기,

 풀 베는 기계 소리,

 가을 익는 바람 소리

 세상을 실어 나르며

 까까중 이발을 한다.

    잊었던 할아버지가

곁에서 머리를 쓰다듬고

할머니는 허리춤 빠알간 주머니 열어

옛 이야기, 동전 한 닢

두 손 모아 꼭 쥐어 준다.

 

 

 우린 이런 추억의 만남을

 섣달그믐처럼 기다리지 못하고

 멀고 귀찮게만 여겼던가?

 

깊은 계곡 숨은 산사

거친 길 오가는 새 불심을 불러

얕은 신심(信心)과 건강 일으키듯..... 

우리 부모, 할아버지 할머니 ,

거기 계심에 자연과 건강  

숨은 은혜 깨닫게 하려는 큰 배려일까?


 먼 조상 만날수록

 넓은 벌안 큰 봉분 

 의미없는 고통과 만나지만

 영예로운 조상 옷 입고 나니

 토장국처럼 다정하고 인자하다.

 

매년 추석전

고속도로 긴 줄 서서

지겨운 인내심 실험하지만

낫과 까꾸리 들고

참 효행 배우러 다시 찾는다.


 집안의 화평과 번영을

 신앙처럼 기대면서

 오늘도 무릎 꿇어

 고마움에 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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